스포있음
주말을 맞이하여 방순이와 계속 관심있었던 파라노말 액티비티 2를 봤다.
미국 호러영화엔 나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잔인함, 고어함, 피칠갑 3박자에 집중하는게 보통 미국 호러영화라고 나오는 타이틀들의 특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본게 '드래그 미 투 헬'이나 'REC'었으니 더욱 그런 생각이 확고해졌다.(드래그 미 투 헬은 심지어 공포라기보단 구역질나는 개그영화같기도)
그러나 그 생각을 바꿔준 계기가 있었으니, '블레어 윗치'였다.
사실 맨 처음 '페이크다큐'라는 장르를 접했던건 '클로버 필드'였는데, 그 시점의 신선함에 괴수영화의 퀄리티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페이크 다큐'를 진정 잘 활용한 예가 있다면, 난 주저없이 '블레어 윗치'를 뽑을 것이다.
'블레어 윗치'에서는 잔인한 장면, 피가 튀는 장면 없이 상황과 분위기만으로 보는 사람들을 서서히 공포에 젖어들게 만든다. 무슨일이 일어날 거 같은 긴장감, 하지만 등장인물과 같은 시점을 공유하는 우리는 그 이상한 긴장감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등장인물들이 볼 수 없는건 우리도 볼 수 없고, 등장인물들이 알 수 없는건 우리도 알 수 없다. 그 때문에 생기는 공포감은 정말 나로 하여금 여러날을 뒤척이게 만들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시리즈는 블레어 윗치보다 좀 더 확장성있게 만들어진 공포영화다.
바로 등장인물이 잠드는 시간동안 일어나는 일들까지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이 감각이 파라노말 시리즈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파라노말'역시 일절의 피도, 잔인함도 나오지 않는다. 뭔가가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인한 긴장감이 끊임없이 팽팽해진다.
블레어 윗치랑 다른점이 있다면 가끔 격한 소리로 보는 사람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만든다는 것, 그 외에는 오로지 분위기만으로 사람들을 공포에 질리게 만든다.
파라노말 액티비티2는 1보다 좀 더 시점이 확장되었다.
집 안에 설치된 6대의 CCTV로 집 안을 관찰하는 시점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1이나 그동안의 페이크 다큐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시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이 시점 변경이 참 좋았는데, 외출할때 으레 생각하곤 했던 '아무도 없는 집을 CCTV로 보고 있으면 어떨까'하는 뻘생각을 어느정도 영화로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CCTV는 번갈아서 집 안 구석구석을 비춰준다. 아무도 없는 현관, 아무도 없는 수영장, 아무도 없는 거실.. 난 본 사건이 시작하기 전 의미없이 보여주는 현관과 수영장을 비춰주는 시간이 좋았다.
그 외에도 똑같이 등장인물이 잘 때 생기는 일을 우리는 볼 수 있다는 감각, 그리고 감정을 불러일으킬만한 BGM은 없지만 어떠한 존재가 근처에 있을때에 나오는 것 같은 땅울림같은 소리에 영화에 푹 빠져들어 쉴새없이 긴장의 끈을 놓았다 풀었다. 확실히 정신력이 많이 소모되는 영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1처럼 스산하게 만들기보단 갑자기 쾅! 하고 깜짝깜짝 놀래키는 상황이 너무 많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휴대용 카메라를 들고다니는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것, 1처럼 '나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이라는 분위기에서 '어떠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라는게 분명해져 버린것 등등이겠다. 아, 그리고 예고편에 나온 영상이랑 다른 부분이 꽤 있다는것?
하지만 역시 잔인한거 싫어하는 내가 즐기기엔 딱 맞는 공포영화인 듯 싶다. 3이 나온다면 약간 당황할 것 같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기다려지는 마음도 있다.